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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미는 빼도 또 올라온다는데, 그럼 소용없나요?
2026-06-17 · 박인규 대표원장
거울 속 광대 위 거뭇한 기미를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오시죠. 레이저를 알아보다가도 "어차피 또 올라온다더라"는 말에 손이 멈추고요.
솔직하게 답부터 드리면 — 기미는 '한 번에 없애고 끝'나는 점이 아니라, 자꾸 재발하는 만성 색소질환입니다. 그래서 "또 생긴다"는 말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소용없다'는 건 다른 이야기입니다. 기미는 없애는 병이 아니라, 유발 원인을 줄이며 연하게 '관리'하는 병이거든요.
기미는 왜 자꾸 올라오나요 피부과 문헌과 국제 진료 컨센서스는 기미(멜라스마)를 '만성·재발성 색소질환'으로 설명합니다. 치료를 해도, 특히 관리를 멈추면 다시 올라오는 게 이 병의 특성이에요. 이유는 기전에 있습니다. 기미는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에서 자외선과 가시광선, 열, 그리고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기는 다인성 질환입니다. 특히 에스트로겐은 멜라닌을 만드는 효소(티로시나아제)를 활성화해 색소 침착을 늘리는데, 임신·경구피임약·호르몬대체요법이 대표적인 유발 요인이에요. 이 방아쇠들이 계속 당겨지는 한, 아무리 빼도 다시 올라옵니다.
1순위 치료는 레이저가 아니라 '자외선 차단'입니다 의외라고 느끼실 텐데 근거는 분명합니다. 여러 진료 권고에서 자외선 차단(광방어)을 멜라스마 치료의 '초석(cornerstone)'이자 1차 치료로 꼽습니다. 차단을 잘하면 발생과 재발이 줄고, 시술 효과도 더 오래갑니다. 중요한 디테일이 있어요. 기미에는 자외선뿐 아니라 가시광선(특히 블루라이트)도 색소를 자극합니다. 그래서 SPF 50 이상이면서 UVA·가시광선까지 막는 제품, 특히 산화철(iron oxide)이 든 색조(틴티드) 차단제가 기미에는 더 권장됩니다. 차단이 안 되는 상태에서 시술만 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예요.
레이저의 함정 — 강하게 할수록 더 진해질 수 있습니다 빨리 빼고 싶어 강한 레이저를 찾기 쉽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기미에 고출력 레이저를 무리하게 쓰면 염증을 거쳐 오히려 색소가 더 진해지는 '반동성 과색소침착(rebound)'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미에는 저출력으로 약하게 여러 번 하는 '레이저 토닝'을 주로 씁니다. 다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출력 토닝조차도 반동성 색소침착이나 군데군데 색이 빠지는 저색소침착 같은 부작용, 그리고 높은 재발률이 보고됩니다. '부작용 없는 안전한 시술'이 아니라는 뜻이에요. 그래서 기미 레이저는 '센 거 한 방'이 아니라, 약하게·조심스럽게·꾸준히가 원칙입니다.
바르는 약과 먹는 약은 어떤가요 근거가 탄탄한 치료도 분명히 있습니다. 국소(바르는) 치료의 기본은 1975년 Kligman이 발표한 삼중 복합요법(하이드로퀴논·트레티노인·스테로이드)으로, 50년 가까이 멜라스마 치료의 표준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다만 자극·장기 사용 부작용이 있어 반드시 의사 처방·관리 아래 써야 합니다. 최근 주목받는 건 먹는 약입니다. 경구 트라넥삼산은 여러 무작위 연구를 모은 메타분석에서 기미를 옅게 하는 효과가 확인됐고, 보통 지혈 용도의 약 6분의 1 정도인 저용량(250mg 1일 2회)으로 씁니다. 단, 이 약은 혈전 위험이 있는 분에게는 금기이고 투여 전 선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라, '누구나 먹는 미백약'이 아니라 진료와 상담을 전제로 합니다.
그래서, '없애기'가 아니라 '가리고 관리하기' 기미 치료에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사실 '감별'입니다. 기미처럼 보여도 잡티·검버섯·점 종류는 치료가 완전히 다르거든요. 그래서 저희 한마음에서는 우드등(특수한 빛으로 비춰보는 검사)으로 색소가 표피에 얕게 있는지 진피에 깊게 있는지부터 봅니다. 깊이에 따라 답이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그 뒤에 자외선 차단을 토대로, 바르는 약·필요시 먹는 약·저출력 시술을 그 사람에 맞게 조합합니다. 빨리 없애려 무리하기보다, 방아쇠를 줄이며 연하게 유지하는 쪽으로요. 빨리 빼려다 자극을 줘서 더 진해진 분을, 진료실에서 너무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기미는 레이저로 완전히 없앨 수 있나요? 완전히 없어진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멜라스마는 만성·재발성 질환이라, 없애는 것보다 유발인자를 줄이며 연하게 유지·관리하는 게 현실적인 목표입니다. Q. 선크림만 잘 발라도 기미가 좋아지나요? 자외선 차단은 기미 치료의 1차이자 가장 중요한 토대입니다. 차단만으로도 진행과 재발을 줄일 수 있고, 다른 치료 효과도 오래 유지됩니다. SPF 50 이상에 가시광선까지 막는 제품이 좋습니다. Q. 먹는 미백약(트라넥삼산)은 아무나 먹어도 되나요? 아닙니다. 혈전 위험이 있는 분에게는 금기이고, 복용 전 선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입니다. 반드시 진료 후 결정해야 합니다.
글 · 한마음플러스의원 피부 클리닉 박인규 대표원장 (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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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의학 검토: 박인규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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