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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에 혹(결절)이 있다는데 암일까 봐 무서워요

2026-08-07 · 윤정이 원장

건강검진 결과지에 '갑상선 결절'이라는 글자를 본 순간, 그날 밤 잠을 설치신 분이 많으실 겁니다. '혹'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가 워낙 크니까요. 진료실에서도 결과지를 손에 꼭 쥐고, 떨리는 목소리로 "이거 암인가요"라고 먼저 물으시는 분들을 자주 뵙습니다.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막연한 두려움을 사실로 바꿔 드리려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갑상선 결절은 성인에게 아주 흔하게 발견되며 그중 대부분은 양성(암이 아닌 혹)입니다. 갑상선 초음파를 받은 성인에게서 결절이 발견되는 비율은 연구에 따라 20%에서 많게는 70% 이상까지로 보고될 만큼 흔하고, 그 결절 중 실제로 암으로 진단되는 경우는 대체로 5% 안팎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즉, 결절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암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결절이 암인지 아닌지는 '느낌'이 아니라 초음파와 검사라는 정해진 절차로 비교적 차분하게 가려낼 수 있습니다. 하나씩 같이 보겠습니다.

갑상선 결절, 도대체 왜 이렇게 흔한가요

갑상선은 목 앞쪽 후두 아래에 나비 모양으로 자리한 작은 내분비 기관입니다. 우리 몸의 대사 속도를 조절하는 갑상선호르몬을 만드는 곳이지요. 이 갑상선 조직 안에 주변과 구분되는 덩어리가 생기면 그것을 '결절(nodule)'이라고 부릅니다.

결절은 생각보다 매우 흔합니다. 영상의학 연구들을 종합하면, 증상이 전혀 없는 성인을 초음파로 검사했을 때 약 3명 중 1명 꼴로 결절이 발견된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그리고 여성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납니다. 손으로 만져지지 않다가 다른 이유로 찍은 초음파나 CT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많아 이를 '갑상선 우연종(incidentaloma)'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최근 갑상선 결절과 갑상선암 진단이 늘어 보이는 이유 중 상당 부분은 '병이 갑자기 늘어서'가 아니라 '초음파 검사가 보편화되어 예전 같으면 평생 모르고 지나갔을 작은 혹까지 발견하게 되어서'라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결절을 발견했다는 것은 검진을 잘 받으셨다는 뜻이지, 큰일이 났다는 뜻이 아닙니다.

저희 한마음에서는 결과지의 '결절'이라는 단어 앞에서 환자분이 혼자 최악을 상상하지 않으시도록, 먼저 이 흔함부터 차분히 설명해 드립니다.

그래서 암일 확률은 실제로 얼마나 되나요

가장 궁금하신 부분일 겁니다. 정직하게 숫자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발견된 갑상선 결절 전체를 놓고 보면, 미국갑상선학회(ATA)의 자료와 국내 자료 모두에서 실제 악성(암)으로 진단되는 비율은 대략 5% 안팎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결절이 있는 분 20명 중 약 19명은 암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 한 문장만 기억하셔도 오늘 밤은 조금 편히 주무실 수 있습니다.

물론 '평균 5%'라는 숫자가 모든 결절에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절의 초음파 모양에 따라 위험도는 크게 달라집니다. 미국갑상선학회 권고안에 따르면, 물혹(낭성)에 가까운 결절은 암일 가능성이 1% 미만으로 매우 낮은 반면, 초음파에서 여러 의심 소견을 동시에 가진 '고위험' 모양의 결절은 그 위험도가 70~90%까지 올라갑니다. 같은 '결절'이라도 모양에 따라 위험의 폭이 이렇게 넓습니다.

그래서 다음 단계가 중요합니다. 막연히 '결절이니까 무섭다'가 아니라, '이 결절이 어떤 모양인가'를 보고 위험도를 나누는 것입니다. 저희 한마음에서는 이 위험도 구분 과정을 환자분과 함께 초음파 화면을 보며 설명해 드리려 노력합니다.

초음파로 위험한 혹을 어떻게 구별하나요

다행히 양성 결절과 암을 의심하게 하는 결절은 초음파에서 어느 정도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한갑상선영상의학회가 제시한 한국형 갑상선영상 판독체계, 즉 K-TIRADS(케이-티라즈)라는 기준을 표준으로 사용해 결절의 모양을 점수화하고 위험도를 분류합니다.

암을 더 의심하게 만드는 초음파 소견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알려져 있습니다.

· 모양이 폭보다 높은(taller-than-wide) 결절 — 옆으로 퍼지지 않고 위아래로 솟은 모양 · 미세석회화 — 결절 안에 점처럼 박힌 아주 작은 석회 음영 · 경계가 불규칙하거나 삐죽삐죽한(불규칙한 변연) 결절 · 속이 꽉 찬(고형) 저에코성 결절 — 주변보다 어둡게 보이는 단단한 결절

반대로 물이 차 있는 낭종이거나, 경계가 매끈하고, 주변과 비슷하거나 밝은 음영의 결절은 양성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K-TIRADS에서 낮은 분류(2~3등급)는 양성에 가깝고, 높은 분류(5등급)는 악성을 더 시사합니다.

다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초음파 모양만으로 전부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초음파는 '확률을 잘 나누는 도구'이지 '암을 확진하는 도구'는 아닙니다. 그래서 모양이 의심스럽거나 크기가 일정 기준을 넘는 경우에는, 한 단계 더 정확한 검사로 넘어가게 됩니다.

세침흡인검사(조직검사)는 꼭 해야 하나요

결절의 정체를 가장 확실히 가려내는 검사가 세침흡인세포검사(FNA), 흔히 말하는 '바늘로 찌르는 조직검사'입니다. 가는 바늘로 결절에서 세포를 일부 뽑아 현미경으로 양성·악성을 확인하는 검사로, 보통 국소마취 없이 외래에서 몇 분이면 끝납니다.

여기서 환자분들이 많이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결절이 있으면 일률적으로 바늘 검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지요. 그렇지 않습니다.

2023년 대한갑상선학회 갑상선결절 진료 권고안을 비롯한 국내외 지침은, 결절의 크기와 초음파 위험도(K-TIRADS)를 함께 고려해 검사 여부를 결정하도록 권고합니다. 작고 초음파상 양성으로 보이는 결절은 굳이 바늘을 찌르지 않고 초음파로 추적만 하는 것이 오히려 원칙에 맞습니다. 특히 0.5cm 이하의 아주 작은 결절은, 설령 암이라도 대개 예후가 좋고 작은 결절에서는 검사 정확도도 떨어질 수 있어, 고위험군이거나 의심 소견이 뚜렷한 경우가 아니라면 무리해서 검사하지 않는 쪽을 우선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정직한 진료의 핵심입니다. 필요한 결절은 정확히 검사하고, 검사가 필요 없는 결절은 "지금은 안 하셔도 됩니다"라고 분명히 말씀드리는 것. 불필요한 바늘 검사와 불필요한 불안을 함께 줄이는 것이 환자분께 이득이기 때문입니다. 저희 한마음에서는 검사를 권하기 전에, 왜 이 결절은 검사가 필요하고 저 결절은 지켜봐도 되는지를 먼저 설명해 드립니다.

만약 암으로 나오면 어떻게 되나요 — 그래도 희망적인 이유

가장 두려우신 시나리오일 겁니다. 그래서 이 부분도 회피하지 않고 정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갑상선암의 90% 이상은 '유두암'이고, 유두암과 여포암은 세포 분화도가 좋은 '분화 갑상선암'에 속합니다. 이런 분화 갑상선암은 일반적으로 진행이 느리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면 예후가 매우 좋은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국가암등록통계에서 갑상선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거의 전부에 가까운 수준으로 보고될 만큼, 전체 암 가운데 생존 성적이 좋은 편에 속합니다.

더 나아가, 1cm 이하의 저위험 유두암(미세유두암)의 경우에는 진단 즉시 수술하지 않고 초음파로 주기적으로 지켜보는 '적극적 관찰(active surveillance)'이라는 선택지가 있습니다. 이 방법은 1993년 일본 구마병원의 미야우치 박사 연구진이 처음 시작했고, 이후 일본(2010년)과 미국(2015년) 진료지침에 반영되었으며, 2025년에는 대한갑상선학회도 저위험 갑상선유두암 적극적 관찰 진료권고안을 발표했습니다. 장기 추적 연구에서 이런 저위험 미세유두암의 상당수는 거의 자라지 않거나 매우 천천히 자랐고, 곧바로 수술한 경우와 비교해 치료 성적에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즉, 작은 저위험 암은 반드시 당장 칼을 대야 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지켜보는 길도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 여기서 정직하게 한계도 분명히 말씀드려야 합니다. '갑상선암은 착한 암'이라는 말을 너무 가볍게 받아들이시면 안 됩니다. 고령의 남성이거나, 종양이 크거나, 주변 조직을 침범했거나, 림프절·원격 전이가 있거나, 공격적인 종류의 암세포일 경우에는 예후가 나빠질 수 있고 재발 위험도 높아집니다. 그래서 모든 갑상선암을 똑같이 안심해도 되는 것은 아니며, 어떤 갑상선암인지를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좋은 소식과 주의해야 할 점을 함께 아셔야 균형 잡힌 판단을 하실 수 있습니다.

결절이 있다는데, 이제 무엇을 하면 되나요

마지막으로 실제로 무엇을 하셔야 하는지 단계로 정리해 드립니다.

첫째, 결과지를 들고 갑상선 초음파를 정확히 받아 K-TIRADS 위험도와 결절 크기를 확인하십시오. 이것이 모든 판단의 출발점입니다.

둘째, 초음파 위험도와 크기에 따라 바늘 검사(세침흡인검사)가 필요한지를 의료진과 상의하십시오. 필요 없으면 안 하셔도 됩니다.

셋째, 양성으로 확인되거나 추적이 권고되면, 정해진 간격으로 초음파 추적을 받으시면 됩니다. 양성 결절은 크기가 크지 않고 증상이 없다면 대개 경과 관찰만으로 충분합니다.

넷째, 갑상선호르몬 수치(갑상선기능검사)도 한 번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결절이 있어도 기능에는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피로·체중 변화·심장 두근거림 같은 증상의 원인을 함께 살피는 것이 좋습니다.

저희 한마음은 피부와 내과를 함께 보는 동네 주치의를 지향합니다. 그래서 결절을 단지 '목에 생긴 혹' 하나로만 보지 않고, 호르몬 상태와 전반적인 컨디션, 그리고 환자분의 불안까지 함께 살피려 합니다. 갑상선 결절은 무섭게 들리지만, 실제로는 차분한 절차를 따라가면 대부분 안심하고 일상으로 돌아가시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결절이 만져지는데, 만져지면 더 위험한 건가요? A. 결절이 만져진다는 것은 어느 정도 크기가 되었다는 뜻일 뿐, 그 자체가 곧 암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위험도는 만져지는지 여부가 아니라 초음파 모양과 검사 결과로 판단합니다. 손으로 만져지는 양성 결절도 매우 흔합니다.

Q. 갑상선 결절이 있으면 음식을 가려 먹거나 요오드를 피해야 하나요? A. 대부분의 양성 결절에서는 특별한 식이 제한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갑상선 기능 이상이 동반되거나 특정 검사·치료를 앞둔 경우에는 요오드 섭취 조절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본인 상태에 맞는 안내를 의료진에게 받으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인터넷의 일률적인 정보를 그대로 따르지 않으셔도 됩니다.

Q. 한 번 양성으로 나왔는데도 계속 추적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A. 양성 결절도 시간이 지나며 크기나 모양이 변할 수 있어, 일정 간격의 초음파 추적을 권합니다. 다만 변화가 없고 안정적이라면 추적 간격을 점차 늘릴 수 있습니다. 평생 자주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Q. 작은 갑상선암이라는데, 꼭 수술해야 하나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1cm 이하의 저위험 유두암은 곧바로 수술하지 않고 초음파로 지켜보는 적극적 관찰이 선택지가 될 수 있으며, 국내외 진료지침에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다만 종양의 위치, 전이 여부, 환자분의 상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수술과 관찰의 장단점을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해 결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글 · 한마음플러스의원 내과 윤정이 원장 (내과 전문의·의학박사)

혼자 불안해하지 않으셔도 돼요. 같이 보면 됩니다.

작성·의학 검토: 윤정이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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