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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위고비·삭센다)은 부작용 없이 안전한가요?

2026-07-22 · 윤정이 원장

"선생님, 이 약 부작용 없이 안전한 거 맞죠?" 진료실에서 위고비나 삭센다 이야기가 나오면 가장 먼저 듣는 질문입니다. 광고에서는 '주 1회 주사로 살이 쭉쭉 빠진다'는 이야기만 들리고, 정작 부작용은 작은 글씨로만 적혀 있으니 불안한 게 당연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위고비·삭센다는 '부작용이 전혀 없는 안전한 약'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응증에 맞는 분이 의료진의 관리 아래 천천히 시작하면, 위험보다 이득이 분명히 큰, 충분히 검증된 약입니다. 즉 '안전하다/위험하다'로 딱 잘라 답할 약이 아니라, '누가, 어떻게, 무엇을 알고 쓰느냐'가 전부인 약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좋은 점만 말하는 대신, 흔한 부작용·드문 위험·끊었을 때 일어나는 일·처방하면 안 되는 사람까지 진료실에서 설명하듯 정직하게 풀어드리겠습니다.

위고비·삭센다는 도대체 어떤 약인가요?

두 약 모두 'GLP-1 수용체 작용제'라는 같은 계열의 약입니다. GLP-1은 원래 우리 몸이 음식을 먹으면 장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입니다. 이 호르몬은 뇌의 식욕 중추에 '이제 그만 먹어도 된다'는 신호를 보내고, 위가 비워지는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킵니다.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와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는 이 호르몬과 비슷하게 작용해서, 적게 먹어도 배가 부르고 군것질 욕구가 줄어들게 만듭니다.

차이도 있습니다. 위고비는 주 1회 주사이고, 삭센다는 매일 1회 주사입니다. 체중 감량 폭은 일반적으로 위고비가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비당뇨 비만 성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시험(STEP 1)에서 위고비 투여군은 68주간 평균 약 15~17%의 체중이 줄었는데, 이는 식이·운동만으로 얻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삭센다 역시 SCALE 임상에서 위약 대비 의미 있는 체중 감소를 보였지만 감량 폭은 위고비보다 작은 편입니다.

여기서 꼭 기억하실 점이 있습니다. 이 약들은 '미용 다이어트 약'이 아니라 '비만이라는 질환을 치료하는 약'으로 허가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권하는 약이 아니라, 의학적으로 비만에 해당하는 분께 쓰는 약입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무엇인가요? — 위장 증상

가장 자주 듣는 질문에 먼저 답하겠습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변비 같은 위장관 증상입니다. 이건 드문 일이 아니라 '거의 따라온다'고 생각하시는 게 정확합니다.

STEP 1 임상시험에 따르면 위고비 투여군의 약 74%가 위장관 관련 증상을 한 번 이상 경험했고, 메스꺼움은 약 44%, 구토는 약 25%에서 보고됐습니다(위약군은 각각 9%, 6% 수준). 삭센다 역시 SCALE 임상에서 메스꺼움이 약 30~39%로 보고됐습니다. 숫자만 보면 겁이 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환자분들이 꼭 안심하셔도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같은 임상시험에서 대부분의 위장 증상은 가볍거나 중간 정도였고, 일시적이었으며, 약을 끊지 않고도 시간이 지나면서 가라앉았다고 정리됩니다. 위가 천천히 비워지는 약의 작용 자체에서 오는 증상이라, 몸이 적응하면 대개 줄어듭니다. 특히 용량을 처음 올리는 시기에 가장 심하고 이후 완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한마음에서는 처음부터 센 용량으로 가지 않고, 가장 낮은 용량에서 시작해 몇 주에 걸쳐 천천히 올립니다. 식사를 천천히, 기름지고 양 많은 음식을 피하시도록 안내하고, 증상이 심하면 증량을 늦추거나 한 단계 낮춰 적응할 시간을 드립니다. 부작용을 '참고 버티는' 게 아니라 '관리해서 줄이는'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끊으면 도로 찐다는 게 사실인가요?

이 질문에는 에두르지 않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네, 약을 끊으면 빠졌던 체중이 상당 부분 돌아옵니다. 이건 부작용이라기보다 약의 작동 원리상 당연한 결과이지만, 시작 전에 반드시 아셔야 하는 가장 중요한 사실입니다.

앞서 말한 STEP 1 임상의 연장 연구를 보면, 약을 끊고 1년이 지났을 때 참가자들은 빠졌던 체중의 약 3분의 2를 다시 회복했고,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같은 대사 지표들도 대부분 원래 수준으로 되돌아갔습니다. 약이 식욕을 눌러주던 힘이 사라지면, 줄었던 식욕이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위고비·삭센다는 '몇 달 맞고 끝내는 약'이 아니라, 고혈압약·당뇨약처럼 비만이라는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약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 한마음에서는 약을 시작할 때부터 식습관과 활동량을 함께 바꾸는 작업을 같이 합니다. 약이 식욕을 눌러주는 그 기간이, 평생 가져갈 생활습관을 새로 들이는 가장 좋은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약만으로 끝내려 하면 끊는 순간 원점으로 돌아가지만, 그 기간에 습관을 바꾸면 끊은 뒤에도 더 잘 유지됩니다.

췌장염·담석·갑상선암 같은 무서운 부작용은요?

인터넷에서 검색하다 보면 '췌장염', '갑상선암' 같은 무서운 단어를 보고 덜컥 겁이 나셨을 수 있습니다. 솔직하게, 가능성과 빈도를 나눠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급성 췌장염입니다. GLP-1 계열 약에서 급성 췌장염이 보고된 적은 있습니다. 다만 빈도는 매우 낮아서, 위고비 임상에서 약 0.2% 수준으로 위약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심하고 지속되는 복통(특히 등으로 뻗치는 통증)이 생기면 약을 멈추고 즉시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다음으로 담낭 질환(담석·담낭염)입니다. 빠른 체중 감소 자체가 담석을 잘 만드는 면이 있어, GLP-1 약에서도 담낭 문제 위험이 다소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른쪽 윗배 통증이 반복되면 진료실에서 확인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많이 걱정하시는 갑상선암입니다. 동물(쥐) 실험에서 갑상선 C세포 종양이 생긴 것이 근거가 되어 경고가 붙어 있습니다. 다만 사람에서 갑상선수질암을 일으키는지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고, 이 변화를 매개하는 GLP-1 수용체가 사람의 갑상선 C세포에는 쥐보다 훨씬 적게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사람에서의 위험은 낮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단, 본인이나 가족 중에 갑상선수질암(MTC) 병력이 있거나 다발성내분비선종증 2형(MEN2)이 있는 분은 이 약을 써서는 안 됩니다. 이건 '조심해서 쓴다'가 아니라 '쓰면 안 된다'에 해당하는 분명한 금기입니다.

그래도 이 약을 쓰는 이유 — 살 말고 다른 이득

부작용 이야기를 많이 했으니, 균형을 위해 이득도 정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약이 단순히 '살 빼는 약'을 넘어서는 가치가 있다는 근거가 최근에 나왔습니다.

심혈관질환이 있는 과체중·비만 성인 1만 7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SELECT 연구)에서, 위고비는 위약 대비 심근경색·뇌졸중·심혈관 사망 같은 주요 심혈관 사건을 약 20% 줄였습니다. 즉 체중계 숫자를 넘어, 심장과 혈관을 지키는 실질적 이득이 확인된 것입니다. 흥미롭게도 이 심장 보호 효과의 상당 부분은 단순히 살이 빠져서가 아니라 다른 기전으로도 작동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내과 의사로서 이 대목이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비만은 그 자체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고혈압·당뇨·고지혈증·지방간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저희 한마음에서는 피부와 내과를 한자리에서 보는 동네 주치의로서, 체중만 보는 게 아니라 혈압·혈당·간수치를 함께 확인하고, 이 약이 그분의 전체 건강에 도움이 될지를 따져봅니다. 살이 빠지면 좋아 보이는 것을 넘어, 몸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같이 챙기는 것이 약을 제대로 쓰는 길입니다.

그렇다면 누가 써도 되고, 누구는 안 되나요?

가장 실용적인 질문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이 약은 '살 빼고 싶은 모든 사람'을 위한 약이 아닙니다.

국내 허가 기준상 위고비는 일반적으로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비만이거나, BMI 27 이상이면서 고혈압·당뇨(전단계 포함)·이상지질혈증·수면무호흡 같은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하나 이상 있는 과체중인 성인에게 식이·운동의 보조 요법으로 처방됩니다. 반대로 BMI가 정상 범위인데 '조금만 더 빼고 싶어서' 쓰는 것은 허가 목적에 맞지 않습니다.

쓰면 안 되는 분도 분명합니다. 앞서 말한 갑상선수질암·MEN2 병력이 있는 분, 약 성분에 중대한 알레르기가 있는 분, 임신 중이거나 임신을 계획 중인 분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췌장염 병력이 있거나 담낭 질환이 있는 분, 당뇨약을 함께 드시는 분은 더 신중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 한마음에서는 약을 원하신다고 바로 처방하지 않고, BMI와 동반질환, 과거력, 복용 중인 약을 먼저 확인합니다. 필요하면 권해드리고, 필요 없으면 "이 약은 안 하셔도 됩니다"라고 솔직히 말씀드립니다. 약이 맞는 분께는 가장 낮은 용량부터 천천히, 부작용을 관리하며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게 쓰는 핵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부작용이 무서운데,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나요? A. 가장 낮은 용량에서 시작해 몇 주에 걸쳐 천천히 올립니다. 위장 증상은 대개 처음과 증량 시기에 가장 심하고 이후 줄어듭니다. 식사를 천천히, 기름지고 양 많은 음식을 피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증상이 심하면 참지 마시고 알려주세요. 증량을 늦추거나 용량을 조절하면 됩니다.

Q. 살이 빠지면 약을 끊어도 되나요? A. 끊으면 식욕이 돌아오면서 빠진 체중의 상당 부분이 다시 늘 수 있습니다(임상에서 1년 뒤 약 2/3 회복). 그래서 약을 쓰는 기간에 식습관과 활동량을 함께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끊는 시점과 방법은 반드시 진료실에서 함께 상의해 결정합니다.

Q. 당뇨약(오젬픽 등)과 같은 약인가요? A. 위고비와 당뇨약 오젬픽은 같은 성분(세마글루타이드)이지만 허가 용도와 용량이 다릅니다. 비만 치료 목적의 위고비를 임의로 당뇨약과 겹쳐 쓰거나 바꿔 쓰면 안 되며,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반드시 알려주셔야 안전하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Q. 약을 맞는 동안 정기적으로 병원에 와야 하나요? A. 네. 부작용 확인과 용량 조절, 혈압·혈당·간수치 같은 건강 지표를 함께 보기 위해 정기적인 진료가 필요합니다. 특히 심한 복통, 반복되는 오른쪽 윗배 통증, 지속되는 구토 같은 증상이 생기면 예정된 날짜가 아니어도 바로 알려주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정리하면, 위고비·삭센다는 '부작용 없는 마법의 약'이 아니라, 부작용을 알고 관리하면서 쓰면 비만이라는 질환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약입니다. 흔한 위장 증상은 대개 견딜 만하고 시간이 지나면 줄지만, 끊으면 체중이 돌아온다는 점과 일부 금기에 해당하는 분이 있다는 점은 반드시 아셔야 합니다. 좋은 점과 한계를 모두 알고 시작하는 것이, 이 약을 가장 안전하게 쓰는 방법입니다.

글 · 한마음플러스의원 내과 윤정이 원장 (내과 전문의·의학박사)

혼자 불안해하지 않으셔도 돼요. 같이 보면 됩니다.

작성·의학 검토: 윤정이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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