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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스테롤 약 먹으면 근육통이 생긴다던데 정말인가요?
2026-07-18 · 윤정이 원장
콜레스테롤 약(스타틴)을 처방받고 약국 설명서를 읽다 보면 '근육통'이라는 단어에 눈길이 멈춥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스타틴 먹고 다리가 쑤신다", "온몸이 무겁다"는 글이 줄줄이 나오니, 약을 받아들고도 선뜻 입에 넣기가 망설여지는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근육통이 생길 수 있다는 말은 사실이지만, 정말로 '약 때문에' 근육통이 생기는 분은 생각보다 훨씬 적습니다. 스타틴을 드시는 분 중 실제 약물이 원인인 근육 증상은 대략 100명 중 1~2명 정도로 알려져 있고, 위험한 근육 손상은 그보다 훨씬 더 드뭅니다. 보고되는 근육통의 상당수는 약 자체가 아니라 '약을 먹는다는 사실'에서 오는 심리적 반응(노시보 효과)이거나, 나이가 들며 누구에게나 생기는 통증이 우연히 겹친 경우입니다. 그래서 근육통이 무서워 좋은 약을 포기하기 전에,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오해인지 차근히 살펴보는 것이 훨씬 이득입니다.
스타틴이 근육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건 사실인가요?
네, 가능성 자체는 분명히 있습니다. 스타틴은 간에서 콜레스테롤이 만들어지는 경로를 막아 LDL(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인데, 이 경로가 근육 세포의 에너지 대사와도 일부 연결되어 있어 드물게 근육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근육통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 자체는 거짓이 아닙니다.
다만 중요한 건 '빈도'입니다. 진료 현장의 관찰 연구나 환자 설문에서는 근육 증상을 호소하는 비율이 10~20%까지 높게 나오지만, 약과 가짜약(위약)을 모르게 비교한 엄격한 임상시험에서는 그 차이가 매우 작습니다. 미국지질학회(National Lipid Association)의 2022년 임상 지침에서도, 실제 약물이 원인인 근육 증상의 빈도는 대략 1~2% 수준이라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근육통을 느낀 열 분 중 여덟아홉 분은 스타틴 외의 다른 이유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저희 한마음에서는 이 숫자를 환자분께 먼저 말씀드립니다. 막연한 공포보다 정확한 빈도를 아는 것이 약을 끝까지 잘 드시는 데 더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럼 인터넷의 그 많은 근육통 후기는 뭔가요 — '노시보 효과'
여기서 꼭 알려드리고 싶은 개념이 '노시보(nocebo) 효과'입니다. 위약(가짜약)을 먹어도 "약 때문일 것"이라는 예상만으로 실제 통증이나 불편을 느끼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걸 아주 정교하게 증명한 연구가 영국의 SAMSON 시험입니다. 스타틴을 먹다가 근육통 때문에 중단했던 환자들에게, 한 달은 진짜 스타틴, 한 달은 똑같이 생긴 가짜약, 한 달은 빈 병으로 무작위로 바꿔가며 본인도 의료진도 어느 것인지 모르게 복용하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환자들이 느낀 근육 증상의 약 90%가 가짜약을 먹은 달에도 똑같이 나타났습니다. 즉, 증상의 원인은 '스타틴'이라기보다 '약을 먹는다는 행위' 자체였던 것입니다. 더 인상적인 건, 이 결과를 설명들은 환자의 절반이 다시 스타틴을 시작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영국의 StatinWISE 등 'N-of-1' 연구들도 스타틴과 가짜약 사이에 근육 증상 차이가 없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드리는 이유는 "당신 통증은 기분 탓"이라고 말하려는 게 결코 아닙니다. 통증은 진짜로 느껴지는 것이고, 느끼시는 그 자체가 거짓은 아닙니다. 다만 그 원인이 반드시 약은 아닐 수 있다는 것, 그래서 한 번의 근육통으로 좋은 약을 영영 포기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저희 한마음에서는 근육통을 호소하시면 무작정 약을 끊기보다, 잠시 멈췄다가 다시 시작해보는 '재도전'을 함께 설계해 드립니다. 혼자 판단해 끊어버리기에는 스타틴이 막아주는 심근경색·뇌졸중의 이득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정말 위험한 근육 손상은 얼마나 드문가요?
가장 걱정되시는 건 아마 "근육이 녹는다"는 횡문근융해증일 것입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건 분명히 위험한 병이지만, 스타틴 복용자에서 매우 드뭅니다.
여러 자료를 종합하면 스타틴과 연관된 횡문근융해증은 대략 한 해에 복용자 10만 명당 1명 안팎으로 보고됩니다. 0.1%에도 한참 못 미치는, 아주 낮은 빈도입니다. 또한 단순한 근육통과 위험한 근육 손상은 양상이 다릅니다. 단순 근육통은 양쪽 허벅지·종아리·어깨가 뻐근하거나 쑤시는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위험한 손상은 심한 근육 위약(힘이 쭉 빠짐)과 함께 소변이 콜라색·간장색으로 진해지고, 발열·전신 무력감이 동반되는 식으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저희 한마음에서는 이렇게 안내합니다. 약하게 쑤시는 정도라면 당황하지 마시고 외래에서 상의하면 됩니다. 하지만 '심하게 힘이 빠진다 + 소변이 진한 갈색이다 + 열이 나거나 몸이 축 처진다'가 겹친다면, 이건 응급 신호일 수 있으니 약을 멈추고 빨리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이 구분만 알고 계셔도 불필요한 불안의 대부분은 덜어집니다.
근육통이 생기면 일률적으로 약을 끊고 피검사를 해야 하나요?
이 부분에서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증상이 없는데 근육 효소(CK) 수치를 주기적으로 찍을 필요는 없습니다.
유럽동맥경화학회(EAS) 합의문을 비롯한 여러 지침은, 증상이 없는 분에게 CK를 정기적으로 추적하는 것은 이득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정리합니다. CK 검사는 '근육 증상이 새로 생겼거나, 고위험군이거나, 위험한 손상이 의심될 때' 의미가 있습니다. 즉 검사는 증상이라는 단서가 있을 때 그 무게를 재는 도구이지, 모두가 습관처럼 받아야 하는 검사가 아닙니다.
그러면 근육통이 생겼을 때 실제로 무엇을 하느냐. 저희 한마음에서는 대개 이런 순서로 봅니다. 먼저 통증이 정말 스타틴 시작 시점과 맞물리는지, 운동·감기몸살·갑상샘기능저하·비타민D 부족·다른 약과의 상호작용 같은 다른 원인은 없는지 함께 확인합니다. 필요하면 약을 잠시 멈춰 증상이 사라지는지 보고, 다시 시작해 재현되는지 봅니다. 이 과정으로 '진짜 약 때문인 통증'인지 가려낼 수 있습니다. 약이 원인으로 확인되더라도 방법은 많습니다. 같은 계열의 다른 스타틴으로 바꾸거나, 용량을 낮추거나, 격일로 복용하거나, 다른 기전의 약을 더해 목표 수치를 맞추는 식으로 대부분 길을 찾습니다. 그러니 "근육통=약 중단 확정"이 아니라, "근육통=함께 점검할 신호"로 받아들여 주시면 됩니다.
CoQ10이나 영양제를 같이 먹으면 근육통이 예방되나요?
코엔자임Q10(CoQ10)을 같이 드셔야 하냐는 질문도 정말 많이 받습니다. 정직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효과가 있다는 연구와 없다는 연구가 모두 있어서, 아직 확실하게 권할 만큼 근거가 일관되지는 않습니다.
여러 무작위 연구를 모은 일부 메타분석에서는 CoQ10이 스타틴 관련 근육통을 다소 줄였다는 결과가 있는 반면, 또 다른 메타분석에서는 위약과 비교해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고 보고합니다. 결과가 갈린다는 것은 곧 '확실한 정답이 아직 없다'는 뜻입니다. CoQ10은 비교적 안전한 편이라 드시는 것을 굳이 막지는 않지만, "이걸 먹으면 근육통이 예방된다"고 단정해 드릴 수는 없습니다. 비타민D가 부족한 분에서는 교정이 도움이 될 수 있어 필요 시 확인하지만, 이 역시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저희 한마음에서는 효과가 분명치 않은 영양제를 일률적으로 권하기보다, 우선 약의 종류·용량을 조정해 보는 쪽을 먼저 봅니다. 필요 없는 것은 "안 드셔도 됩니다"라고 말씀드리는 것이 더 정직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피부과와 내과를 함께 보는 곳에서 드리는 말씀
마지막으로 동네 주치의로서 한 가지 덧붙이겠습니다. 콜레스테롤은 단순히 '피검사 숫자'가 아니라 혈관 건강 전체와 연결된 문제이고, 그래서 평소의 피부 컨디션, 체중, 혈압, 생활 습관까지 한자리에서 함께 보는 것이 환자분께 가장 편합니다. 같은 분의 피부 상태와 내과 수치를 한 곳에서 이어 보면, 약을 시작할 때의 불안도, 부작용을 점검할 때의 번거로움도 한결 줄어듭니다.
스타틴은 심근경색과 뇌졸중을 실제로 줄여주는, 근거가 아주 탄탄한 약입니다. 근육통이라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그 큰 이득을 놓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느끼시는 불편은 그대로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끊을지 말지는 그다음에 함께 정하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스타틴을 먹은 지 며칠 만에 다리가 쑤시는데, 바로 끊어야 하나요? A. 가볍게 쑤시는 정도라면 스스로 끊기보다 먼저 상의해 주십시오. 근육통의 상당수는 약이 아닌 다른 원인이거나 노시보 효과일 수 있어, 끊지 않고도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심한 위약감, 진한 갈색 소변, 발열이 함께 있으면 약을 멈추고 빨리 진료받으셔야 합니다.
Q2. 한 번 근육통이 생기면 스타틴은 평생 못 먹는 건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같은 약을 잠시 멈췄다 다시 시작해 보거나, 다른 종류의 스타틴으로 바꾸거나, 용량을 낮추거나 격일 복용으로 조절하는 등 방법이 많습니다. 실제로 설명을 듣고 다시 잘 복용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Q3. 근육통이 걱정돼서 CK(근육 효소) 검사를 미리 받아두는 게 좋을까요? A. 증상이 없다면 정기적으로 미리 찍을 필요는 없습니다. CK 검사는 근육 증상이 새로 생겼거나 고위험군일 때 의미가 있습니다.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는 것도 좋은 진료입니다.
Q4. 운동을 자주 하는데 스타틴을 먹어도 괜찮을까요? A. 대부분 괜찮습니다. 다만 평소보다 격한 운동을 한 뒤 생긴 근육통이 약 때문이라 오해되기 쉬우니, 운동 강도와 증상 시점을 함께 기록해 오시면 원인을 가리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고령·저체중·신장/간/갑상샘 질환이 있는 분은 좀 더 세심히 보면 됩니다.
글 · 한마음플러스의원 내과 윤정이 원장 (내과 전문의·의학박사)
혼자 불안해하지 않으셔도 돼요. 같이 보면 됩니다.
작성·의학 검토: 윤정이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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